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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프리뷰] L.A. 느와르

호시소라 2016. 2.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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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타 게임즈의 최신작 'L.A. 느와르'가 5월 발매를 앞두고 싱가포르에서 시연회가 열렸습니다. 1940년대의 L.A.를 배경으로 경찰이 수사를 펼치게 되는 L.A. 느와르는 얼마 전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제작자 '코지마 히데오'가 트위터를 통해 강한 기대감을 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많은 게이머들이 열광하는 'GTA' 시리즈와 작년에 발매되어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모은 '레드 데드 리뎀션'까지, 그간 락스타 게임즈가 제작했던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한 오픈 월드 게임의 장점을 이어가면서 L.A. 느와르만의 시스템을 접목했습니다. 일단 레드 데드 리뎀션과 마찬가지로 PS3와 XBOX360으로만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PC 버전은 발매 예정이 없습니다.

 

시연회에서는 제작자가 직접 이번에는 범죄자가 아닌 정의의 편이 되어 플레이하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른 사람이 몰고 가는 차량을 뺏는 게 아니라 경찰의 업무 협조를 부탁하면서 차량을 매우 침착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얻은 차량을 몰고 사람을 치려고 해도 선량한 우리의 시민들은 평범한 생물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민첩한 몸놀림으로 회피합니다(물론 작정하고 사람을 치려면 칠 수 있긴 합니다만 평범하게 플레이할 때는 굉장히 힘듭니다). 처음 게임 정보가 발표되었을 때는 1940년대 버전의 GTA가 아닐까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실제 시연회에서 접해본 결과 GTA 시리즈나 레드 데드 리뎀션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게임이라는 느낌입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범죄자가 아니라 그 반대편에 선 자입니다.

 

L.A. 느와르의 시대적 배경은 전쟁 직후인 1940년대 후반입니다. 종전 직후 마피아가 거리의 왕으로 군림하며 범죄율이 굉장히 높았던 L.A.를 배경으로 참전 용사인 '콜 펠프스'가 경찰이 되어 활약한다는 것이 본 게임의 기본 스토리입니다. 미국의 1940년대 후반은 경제 호황과 함께 화려한 할리우드 무대 이면으로 연예계와 연결된 마피아 조직과 약물, 암투가 횡행했고, 전쟁을 겪으면서 마음 깊이 상처를 입은 참전용사들이 미국 사회에 적응하려던 시기였습니다. L.A. 느와르에서는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한 케이스와 당시 미국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연쇄 살인 등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를 잘 버무려 유저들에게 내놓으며, 유저들은 콜 펠프스가 되어 제작사가 준비해둔 케이스를 하나하나 해결해야 합니다.

 

 

1940년대의 L.A.를 재현하기 위해 당시의 항공 사진을 비롯해 각종 사진과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해서 철저한 고증이 이루어졌으며, 시연회 버전에서 볼 수 있었던 전체 지도만 보아도 그 규모와 정밀한 묘사에 감탄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실제로 당시의 사진을 토대로 해서 가게의 간판과 진열장까지 세심하게 재현했으며,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거리 곳곳에는 당시의 공중전화가 설치되어서 이를 이용한 수사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단순히 스케일이 큰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름 최적화도 잘 되어 있어서 'THE FALLEN IDOL' 케이스의 클라이맥스 액트에서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영화 세트장에서의 쫓고 쫓기는 총격전 액트는 매우 격렬한 화면이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무척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방대한 자료로 완성해낸 1940년대 후반의 L.A..

 

기존 오픈 월드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한껏 자유로운 플레이를 제공했다면 L.A. 느와르는 방대한 배경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제작자가 만들어놓은 라인을 따라가야 합니다. 게임 안에서 하나의 '케이스'를 맡게 되면 플레이어는 파트너와 함께 해당 케이스를 수사하게 됩니다. 하나의 케이스는 다시 여러 개의 '액트'로 구분되며, 기본적으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후 증거물을 수집하고, 돌아다니면서 목격자를 만나 정보를 모으고 용의자를 심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사이엔 카 체이스와 총격전, 그리고 난투극이 발생하기도 합니다(하나의 케이스에는 반드시 하나 이상의 총격전 액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증거물을 직접 찾아다니는가 하면….

치열한 총격전을 치르기도 한다.

 

L.A. 느와르의 총격전은 사실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획기적인 시스템은 없이 조금은 평범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총기류를 들고 다닐 수 있으며, 엄폐물을 위한 총격전과 드럼통을 이용한 폭발 공격 등은 기존 게임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특정 구조물을 공격해서 붕괴를 일으키는 이벤트 연출이 존재하기도 하고 차량 총격전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의 '데드 아이' 시스템과 같은 인상적인 시스템은 없었습니다(총격전 도중 주인공 모자가 총에 맞아 날아가는 연출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시연회에서 그리 많은 케이스를 접하진 못했지만 게임 안에서 총격전 파트는 게임 내에서 그리 큰 비중은 아닌 느낌이었습니다. 하나의 케이스에서 총격전은 클라이맥스 액트에서 포인트를 잡아주는 요소에 가깝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심문과 증거물 수집에 비중을 두었으며, 이 과정에서의 소규모 전투는 몸싸움이 대부분입니다. 오히려 총격전보다 일반적인 몸싸움의 비중은 기존 오픈 월드 게임에 비하면 높아진 느낌입니다. 사실 GTA 4에서의 몸싸움은 몸부림에 가까운 편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L.A. 느와르의 경우 격렬한 화면 흔들림 효과와 함께 타격감이 굉장히 좋은 편이며, 회피와 붙잡기, 박치기 등의 공격이 제법 본격적인 액션 게임에 가까워지면서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선사해줍니다.

 

초반부 플레이라 그런지 총격전에 대한 인상은 평범한 편.

다만 몸싸움 연출은 오픈 월드 게임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게임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실제 경찰 업무와 비슷하게 파트너와 2인 1조로 행동하게 됩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교통 경찰 업무부터 시작해서 비교적 간단한 사고를 처리하는 업무를 맡게 되지만 케이스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점차 진급을 하게 되고,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한 케이스를 맡게 됩니다. 하나의 케이스를 해결해야 다음 케이스로 이어지게 되기에 어느 정도 원하는 미션을 선택할 수 있었던 기존 오픈 월드 게임에 비하면 자유도 면에서는 제한이 있는 편입니다. 일단 본 게임 안에는 20개 이상의 케이스가 준비되어 있으며, 연속 살인과 경찰 내부의 부패 사건 등 더욱 어둡고참혹한 사건에 다가가면서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펠프스의 내면 역시 점점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고 등을 조사하게 되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차 복잡한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제작사는 L.A. 느와르의 콘셉트가 기존의 오픈 월드 게임가 아니라 마치 미국의 수사 드라마와 같은 콘셉트라 이야기합니다. 하나의 시즌을 통틀어 진행되는 굵직한 메인 스토리가 있고, 각각 개별 내용이 진행되는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게임 안에서 케이스의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케이스는 일부 실제 미국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베이스로 한 케이스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케이스는 메인 스토리와는 별개로 기-승-전-결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며, 케이스를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다 보면 결국 커다란 메인 스토리의 완결이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만약 L.A. 느와르가 큰 인기를 얻어 후속작이 제작된다면 드라마로 쳤을 때 시즌 2가 제작되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의 과학 수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증거물을 모으고 사건을 수사한다.

  

약 6년 간의 제작 기간 동안 L.A. 느와르를 위한 엔진이 개발되었으며, 극히 사실적인 묘사가 이루어졌던 레드 데드 리뎀션과는 조금 달리 기존 GTA 시리즈에 가까운 터치의 캐릭터 묘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시연회에서 사용된 버전은 PS3 버전으로, 흐릿한 텍스쳐 묘사나 급격한 프레임 드랍 없이 L.A. 전체를 게임으로 옮긴 대규모 배경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약간 캐릭터의 묘사가 단순해 보였지만 캐릭터가 확대될 때의 의상의 질감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든 차량이 총격전으로 인해 탄흔이 생기고 사고 발생 시 찌그러짐 묘사와 함께 보닛이 날아가면서 엔진이 노출되거나 범퍼가 떨어져 나가는 등의 부위 파괴 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굉장히 사실적인 그래픽에 힘입어 범죄 현장도 무척 리얼하게 묘사되는 편입니다. 물론 차마 글로 옮겨적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직접적인 묘사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선정적인 요소와 함께 개개인에 따라 조금 수위가 높다고 생각될만한 연출이 있는 편입니다. 맵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진동과 함께 뭔가 심상찮은 음악을 통해 단서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제한적이긴 하지만 약간의 힌트 시스템도 존재해서 게임 초보자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액션 시퀀스에서 여러 번 게임 오버를 당하면 아예 해당 액트를 스킵하는 기능도 지원합니다. 물론 이렇게 케이스를 클리어하면 낮은 평가점을 받게 되지만 스토리를 중시하며 게임을 진행하고자 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배경은 넓지만 안정적으로 프레임이 유지되는 편.

사건 현장의 묘사 강도는 꽤 센 편.

  

본격적인 멀티 플레이 모드는 없으며, 게임의 볼륨은 대략 35시간 정도가 될 예정입니다. 또한 하나의 케이스를 완료했다 하더라도 뭔가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거나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해당 케이스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 현장에 가서 증거품을 수집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와 이야기해야 할지 조금씩 정보를 얻어가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야 합니다. 파트너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지를 알게 되면 차량으로 이동할 때 파트너가 친절하게 아날로그 내비게이션이 되어 어디서 어떻게 꺾어야 할지를 가르쳐주기도 하며, 마피아 차량 간의 전투가 벌어졌을 때는 파트너가 총격전에 응하기도 합니다.

 

L.A. 느와르에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목격자나 피해자, 그리고 용의자들과 이야기를 할 때 실제로 형사들이 조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질문을 선택해서 취조를 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봐가면서 거짓인지, 진실인지 상대방을 의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때 그에 반하는 증거물을 내세워 거짓을 지적할 수도 있는데, 사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얼핏 캡콤의 '역전재판' 시리즈가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상대 캐릭터의 상반신이 크게 확대된 화면이 등장하고, 뭔가 찔린 구석이 있으면 시선을 돌리면서 딴청을 피운다거나,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도 거짓이 아니냐고 말하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합니다. 꽤 방대한 분량의 수사 과정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오픈 월드 게임과는 상당히 색다른 요소라 할 수 있는 동시에, 영문판이 그대로 출시되는 한국 시장에선 굉장히 안타까운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와 함게 직접 돌아다니며 증거물을 찾고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이러한 심문 시스템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제작사는 두 가지 방식의 모션 캡쳐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하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캐릭터들의 동작을 캡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얼굴을 집중적으로 캡쳐하는 것입니다. 모션 스캔 작업을 위해 실제로 미국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을 직접 캐스팅해서 기본적인 생김새는 물론 표정까지 정밀하게 캡쳐했습니다. 총 6년 간의 제작 기간 동안 350명이 넘는 배우들이 고용되었으며, 특히 주인공 캐릭터의 경우 캡쳐 시간이 80여 시간에 달할 정도라고 제작사는 밝히기도 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조연 캐릭터에는 모두 실제 배우의 표정과 동작, 음성이 사용되었다.

  

결국 이러한 방대한 작업 끝에 실제 배우들의 얼굴 생김새에서부터 목소리, 표정, 동작 등이 게임 안에 그대로 사용되었고, 음성과 입술 모양까지 완벽하게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배우 외에도 락스타 게임즈의 개구진 팀원 몇몇이 참여해서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1940년대 당시의 L.A.를 게임 안에 그대로 만들어냈다는 것도 L.A. 느와르의 방대함을 대표하겠지만, 어지간한 조연 캐릭터 하나하나를 실제 배우를 캐스팅해서 표정까지 캡쳐한 것도 본 작품의 스케일을 잘 알려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드라마를 자주 보신 분이라면 "이 배우 좀 유명한 배우니까 뭔가 사건에 깊이 관여되었겠네" 식의 의도치 않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아주 약간 걱정되기도 합니다. 

 

범죄를 수사하고 연쇄 살인마를 뒤쫓는 본 게임의 콘셉트는 그간 GTA 시리즈를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했던 락스타 게임즈와 오픈 월드 게임에 대한 인식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있습니다. 얼핏 GTA 시리즈나 레드 데드 리뎀션과 크게 차이가 없을 듯한 게임이라 생각을 했었지만 실제로 돌아가는 게임의 모습은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쪽이 아니라 범죄자를 잡는 쪽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노골적으로 반영한 다양한 시각적, 청각적 연출은 기존의 오픈 월드 게임과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L.A. 느와르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올려주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기존 오픈 월드 게임과는 다른 성격의 요소들이 L.A. 느와르의 강점이라면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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