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함에 회사를 경영 위기까지 몰고 간 게임 - 와일드 팽 (TECMO KNIGHT)

2024. 8. 8. 21:26[ 꾀많은늑대 - 내맘대로 리뷰 (유튜브) ]/- 게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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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모 나이트는 1989년 테크모에서 만든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일본판은 Wild Fang으로 표기. 마수들에게 침략당한 왕국을 되찾기 위해 전사들이 싸우는 전형적인 판타지 액션 게임 입니다.

게임 분위기는 다크판타지로 굉장히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배경이나, 몬스터의 생김새. 적을 처치할 때의 잔인함은 완전 성인취향으로 당시 게임을 즐기는 층이 어린걸 생각하면 이해가 가질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 게임 할래?]

주인공은 평범한 인간이지만 적들은 죄다 거인 아니면 덩치가 엄청난 괴물들. 이런 괴물들과 싸우기에는 너무나도 불리한 입장이죠.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싸우지 않습니다. 대신 싸우는 건 바로 소환수! 플레이어는 약해빠진 주인공을 태운 소환수를 조작하여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소환할 수 있는 객체는 거인, 호랑이, 레드드래곤 이렇게 총 3가지로 상황에 맞게 소환수를 교체하면서 플레이합니다.

- 거인

기본적으로 느리고 리치가 짧지만, 강한 공격력을 자랑합니다. 특수공격은 적에게 올라타 머리를 연속으로 신나게 두들겨 패는 것. 하지만 느리기 때문에 다수의 적이 겹쳤을 때는 난감한 캐릭터입니다.

- 호랑이

게임 중 주 이동수단으로 기본공격은 리치가 긴 철구. 이동 속도가 빠르고 리치의 길이가 긴 것이 장점으로 플레이의 대부분을 이 호랑이로 진행. 하지만 공격력이 거인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 적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단점입니다. 이 때문에 후반 스테이지에서는 조작이 미숙할 경우 잡몹들의 반격을 받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빠른 캐릭터이기에 치고 빠지기를 잘 활용하면 느린 거인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팁으로는 적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철구의 회수 시간이 짧아지는데, 적이 1마리일 경우 최대한 가까이 붙어 철구를 연타하면 거인이 3방 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적을 다운시킬 수 있고 공격 딜레이도 훨씬 적어 유리합니다. 그러나, 공격을 받는 적은 무조건적으로 경직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타이밍을 잘 봐야 합니다.

특수공격은 적의 목을 물고 롤링을 하여 목을 자르는 것으로 연출은 뭔가 화려하지만, 거인의 특수공격보다 2배의 시간이 걸려 적들이 몰려있을 때는 꽤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특수공격은 1:1이 아니면 아예 봉인하고 철구연타로만 적을 때리는 쪽이 훨씬 수월합니다. 근데, 멋있어서 자꾸 쓰게 된다는 것이 단점.

- 레드 드래곤

플레이어가 임의로 선택할 수 없고, 특정 아이템을 먹어야만 소환됩니다. 기본적으로 날아다니기에 피격당하지 않으며 
입에서 쏘는 전기 빔은 잡몹이든 보스든 몽땅 일격사 시키는사기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제한시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며 그 시간 조차 굉장히 짧습니다. 모든 등장 괴수 중 최강으로 이녀석 상대로는 최종보스도 당해내지 못하고 일격사. 이런 소환수로 플레이를 하면 그냥 치트키를 쓰는 거지.

문제는 소환 아이템이 1스테이지를 제외하곤 랜덤 수준으로 나온다는 것으로 재수 좋으면 2개 3개 연달아 나올 때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1스테이지에서만 보고 총 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벽을 부수며 출현하는 적이라던가, 무너지는 다리, 뚫린 바닥 등 다양한 연출로 길따라 진행하는 단조로움에서 오는 지루함을 커버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 알아둬!]

앞에서 말했드시,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적절하게 소환수를 교체하는 것인데요.

안타깝게도 교체를 무제한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UI에 별이 보이시죠? 교체를 할 때마다 별을 하나씩 소모하는데 막무가내로 교체를 하다간 정작 필요할 때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 별은 적을 처치하면 랜덤으로 나오니 잘 모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데미지를 받아 소환수에서 떨어질때가 생기는데 "오! 안죽고 살았구나!~" 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개쓰레기 능력으로 데미지도 약하고 한대만 맞아도 골로 가기 때문에 그냥 맘편히 한번 죽고 다시 시작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겁니다.

 

데미지를 받은 모든 몬스터는 얼굴이 피떡이 되고 죽을 때는 모가지가 날라갑니다. 이렇게 떨어진 적의 모가지에서 아이템 및 점수가 나오니 주인공은 괴물 모가지 수집가인 셈이 되는 거죠. 소환수들의 특수공격 또한 적의 목이나 머리를 노리는 것으로 기승전 모가지 입니다.

웃긴 것은 폭탄이 터지거나 돌기둥에 맞아도 모가지가 날라가는데 이쯤되면 제작자가 모가지 성애자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 입니다.

1984년 스타포스, 1985년 테칸 월드컵, 1986년 아르고스의 전사와 솔로몬의 열쇠 등 매년 나름 멀쩡한 게임을 내놓았던 당시의 테크모가 갑자기 무슨 연유인지 1988년 아케이드판 닌자 용검전에 이어, 1년 뒤 테크모 나이트까지 상당히 악취미적인 연출의 게임을 연이어 출시하여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게임 오버 후 컨티뉴 화면은 닌자 용검전처럼 엽기적이고 잔혹한 묘사를 하고 있죠.

닌자 용검전에선 주인공이 쇠사슬에 묶여 산채로 전기톱에 배가 갈리지만 여기선 산채로 괴수한테 잡아먹히는 연출로
왠지 동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 때문일까요? 

이 후로 테크모의 브랜드 입지는 1996년에 데드 오어 얼라이브가 등장할 때까지 7년 동안 명작 게임들도 부족해져서 경영위기를 겪게 되었다는 후문이 돌았습니다. 그야말로 테크모를 흑역사에 빠뜨리게 한 문제작이었다는...엔딩 또한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두는데, 마지막 보스를 잡고 나오는 엔딩은 언덕에서 성을 바라보며 칼을 들고 폼을 잡는 장면으로 얼핏보기에는 평화로운 엔딩 같지만, 실제로는 국민들이 전멸한 상황에서 주인공 홀로 남은 상황. 결국 배드 엔딩이라는 겁니다.

[마무리]

어릴 때부터 판타지 장르를 좋아했던 저는 밝고 캐쥬얼한 분위기보단 이런 다크한 분위기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스러워지고 싶었던 것 같네요. 그렇다보니, 친구들이 무섭고 징그럽다는 이 게임에 더욱 눈이 갔었습니다. 특히, 호랑이로 적의 모가지를 따는 스킬을 쓸때마다 왠지 멋있어보여 그 기술만 썼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정작 어른이 되서 어릴 때를 되돌아 보니 그 때의 그런 모습들이 참 부질없더군요.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행동해야 그게 멋있다는 걸 나이를 먹고야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저는 아직도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오늘의 내맘대로 리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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